쏜살같이 지나가는 휴일의 비밀 삼양인, 반가워요♥
올해 상반기는 설날, 대통령 선거 등의 샌드위치 휴일 덕분에
유독 연휴가 많게 느껴졌는데요. 그리고 곧 여름휴가 시즌도 시작이 되죠.
(현충일 이후 다음 공휴일은 8월 15일 광복절입니다🤣)
이렇게 길게 쉬어도 출근할 때가 되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아…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지?'
심리학자들은 '객관적인 시간과 주관적인 시간은 서로 다르게 흐른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감정 상태인지에 따라
체감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는 겁니다.
연구에 따르면 재미있거나 새롭고 몰입되는 활동을 할수록 시간은 짧게 느껴집니다. 반면 지루하거나 불편한 상황에서는 같은 1분도 매우 길게 느껴지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그건 우리가 시간을 느끼는 방법이 '주의력', '기억', '감정' 등
복합적인 심리 작용으로 구성되기 때문입니다. 즉, 체감 시간은 철저히 뇌가 만드는 주관적 결과라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시간의 상대성에 대해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25년 상반기 마지막 뉴스레터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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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인간의 뇌가 시간의 흐름을 어떻게 느끼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어요.
그 내용은 바로 '우리 눈에 보이는 것', 즉 시각적 자극이
우리가 시간의 속도를 느끼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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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는 대로 결정되는 시간 감각
미국 조지메이슨대 연구진들은 실험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그림을
같은 시간 동안(1초 미만) 보여준 뒤 '몇 초 동안 사진을 본 것 같습니까?'라고 물었어요.
그 결과, 큰 장면이나 정돈된 그림을 본 사람들은 1초보다 오래 그림을 봤다고 느꼈고,
반대로 작고 어수선한 그림을 본 사람들은 더 짧은 시간 그림을 봤다고 답했답니다.
즉, 보이는 장면의 '정돈 정도'가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데 영향을 준 거죠.
💡 시각적 팽창
우리 뇌는 시각적인 혼란이 클 경우, 그것을 해석하는 데 피로를 느끼기 때문에
빨리빨리 정보를 처리하려고 해요. 때문에 그 순간을 짧게 인식하죠.
반면 뇌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정돈된 장면은 기억에 잘 남아서
오랜 시간 그림을 봤다고 느끼는 거에요. 이것을 '시각적 팽창'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평소 일을 할 때는 항상 똑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루틴대로 행동하지만,
휴일에는 여러 가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활동으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일할 때는 시간이 안 가고, 놀 때는 금방 지나가는 것처럼 느끼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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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에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시간을 체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소 업무 중엔 자주 시간을 체크하지만,
휴일엔 평일보다 시간을 덜 체크하고 현재 순간에 몰입하죠.
이를 심리학에서는 '시간 분리 상태(temporal dissociation)'라고 부릅니다. 즉, 현재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시간 감각이 사라지는 상태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가 정의한
'플로우(Flow)'입니다. 이는 완전히 몰입해 시간 감각조차 사라지는 경험을 뜻하는데요.
이 상태에 빠진 사람은 시간 감각이 흐릿해지고,
몇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체험을 합니다.
넷플릭스 정주행, 게임, 정원 가꾸기, 요리 등에 몰입하면서 말이죠. 이럴 때 우리의 뇌는 현재 활동에 올인해 시간 기록 버튼을 '일시 정지'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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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상이 익숙해질수록 뇌는 덜 기록하고, 시간은 더 빠르게 느껴진다."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을 느끼는 체감 시간과
과거를 회상하는 기억 속 시간으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휴가 중에는 매일 스케줄을 즐기느라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지만(체감시간) 돌아와서 여행 사진을 정리하거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며칠이 마치 몇 주 같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기억 속 시간)
이를 심리학자 클라우디아 해먼드(Claudia Hammond)는
'휴일 역설(Holiday Paradox)'이라고 부릅니다. 즉, 현재는 짧게 느끼고, 나중엔 길게 느끼는 시간의 역설적 차이입니다.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도 그래서 나오는 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자극이나 재미를 느끼는 감각들이 옅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어제와 똑같은 삶이 이어지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가다
한 달이 지나서 생각해 보면 '어라, 나 그동안 뭐 했냐' 하는 생각과 함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는 생각만 듭니다.
새로운 경험이 줄어들수록, 기억에 남는 장면도 줄어들기 때문에
지나간 시간을 돌아봤을 때는 금방 지나가버린 것처럼 느끼게 되는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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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건 그만큼 그 순간에 몰입하고, 감정적으로 풍부한 시간을 보냈다는 뜻입니다. 뇌는 '이건 기억할 만한 경험이야'라고 판단했지만, 몰입 속에 시간 감각은 흐려지고, 체감상 시간이 짧게 느껴졌던 거죠.
반대로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상은 실시간으로는 길게 느껴지지만, 기억에는 거의 남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통해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지만, 우리가 느끼고 기억하는 시간은 전혀 다르다는 것.
그래서 중요한 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입니다
휴식이든 일이든, 결국 시간의 질은 '몰입'과 그 안에 담긴 '의미'에서 결정됩니다.
- 아무것도 안 한 날보다, 새로운 경험을 기록한 날이 더 길게 남고
- 억지로 버틴 하루보다, 몰입했던 하루가 더 생생히 기억됩니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자원을 매일 똑같이 갖고 있지만, 그 시간을 기억에 남을 장면으로 만들 수 있는 선택권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그러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세요
- 오늘 하루, 나는 얼마나 몰입했는가?
- 오늘의 경험은 나에게 어떤 감정과 기억을 남겼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쌓일수록, 우리는 단순히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게 시간을 '경험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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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르게 휴일에는 시간이 유독 빠르게 지나간 이유, 흥미롭게 보셨나요?
즐거운 휴일도 좋지만, 평범한 일상도 보람차게 채워가길 바라요.
앞으로도 여러분의 일상 속 작은 휴식과 인사이트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다음 주에 더 유익하고 알찬 소식으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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